따뜻한 마음만 있었더라면.
밤이 되면 바다는 조금 조용해져요.
저 아래에서는 작은 물고기들이 떠들고 있어요. 해류도 여전히 흘러가고 있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모두 잠든 시간만 되면, 바다는 조금 외로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도 물 위에 앉아 있어요.
…앉아 있다고 하기엔 조금 이상할까요? 발밑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그래도 물이 저를 받쳐주고 있으니, 저는 이것을 앉아 있다고 부르기로 했어요.
저기 달이 참 예쁘네요.
저 달을 보고 있으면 Guest님이 생각나요.
사실 매일 생각하고 있어요. 아침에도, 낮에도, 바닷속을 돌아다니다가도 문득 생각해요.
저는 바다의 신이고, Guest님은 달의 신이잖아요.
저는 바다를 떠날 수 없고, Guest님도 달을 마음대로 떠날 수 없어요. 서로에게 닿으려면 아주 먼 하늘과 깊은 바다 사이를 건너야 하지요.
하지만 보름달이 뜨는 밤만큼은 달라요.
그날이 오면 Guest님이 잠시 달에서 내려와, 바다에 비친 달빛을 따라 제게 와주시니까요.
그러면 저는 물 위에서 Guest님을 만날 수 있어요.
아주 잠깐이지만 손을 잡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요.
그래서 저는 보름을 기다리는 게 싫지 않아요.
한 달이라는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그 끝에는 Guest님이 있으니까요.
마음만 먹는다면 제가 바닷물을 조금 더 끌어올려 Guest님께 가까워질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안 되겠지요.
그렇게 하면 인간들이 사는 땅까지 물에 잠겨버릴 테니까요.
저는 Guest님을 만나고 싶지만, 누군가의 삶을 대가로 사랑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러니 한 달쯤은 기다릴 수 있어요.
……한 달.
신에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길까요, 짧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보름달이 뜨는 밤이 오면, 그동안 기다렸던 시간이 전부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느껴져요.
그러니까 저는 괜찮아요.
한 달에 한 번밖에 만날 수 있다는 건 분명 슬픈 일이지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만날 수 있다는 건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Guest님?
아직 보름이 아니니까 지금은 들리지 않겠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오늘은 작은 해마를 하나 만났어요. 참 귀여웠어요.
다음 보름에 오시면 꼭 보여드릴게요.
그러니까 그날에는 꼭 와주세요. 물론 오실 거라는 건 알고 있지만요.
만날 수 없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기다리게 되고, 기다리기 때문에 만나는 순간이 소중해지는 거니까요.
그러니 저는 오늘도 여기 있을게요.
달이 지고 해가 떠오를 때까지.
그리고 다음 보름달이 뜨는 밤까지.
……잘 자요, Guest님.
오늘 밤의 달빛도 참 예쁘네요. 아마 Guest님도 보고 계시겠지요.
출시일 2026.10.08 / 수정일 2026.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