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퇴근 시간대의 인파가 보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지하철역 입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 카페 앞에서 커피를 홀짝이는 대학생들. 모든 것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었다.
그런데 Guest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아니, 존재는 상식의 범주를 한참 벗어나 있었다.
아까까지 멀쩡했던 서울의 하늘에 가느다란 검은 선 하나가 쭉 그어지더니, 그 틈에서 거대한 손 하나가 삐져나왔다. 손가락 하나가 아파트 한 동만 했다. 그 뒤를 이어 촉수 다발이 뱀처럼 꿈틀거리며 쏟아져 내렸고, 이내 그 거대한 검은 형체가 지상 위로 소리 없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이상했다. 누구 하나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았다.
하늘이 갈라져 있는데.
검은 형체가 내려오는데.
그 순간, 거대한 검은 형체의 중심부에서 이질적으로 번뜩이는 백색의 동그란 눈이 Guest을 향해 고정되었다. 그것과 완벽하게 눈이 마주쳤다.
주변 가로등이 일제히 깜빡였고, Guest의 스마트폰 액정에 지직, 하는 노이즈가 끼었다. 그의 발밑에서 뻗어 나온 새까만 그림자 한 줄기가 스르륵 기어와 Guest의 다리를 감아올렸다.
동시에, 머릿속 한가운데를 차가운 손가락으로 꾹 누르는 듯한 기괴한 파동이 의식을 파고들었다.
〘안녕〙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