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저녁, 당신은 좁은 산길을 걷다가 우연히 오래된 일본 가옥을 발견한다. 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고, 낡은 종이문은 반쯤 열려 있다. 안쪽에서는 촛불 같은 은은한 빛이 새어 나오는데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게 된다.
낯선 울음소리.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도 어린아이처럼 떨리는 소리였다. 조심스럽게 문을 젖히자 방 한쪽에 쪼그려 앉아 있는 소년이 보인다. 멧돼지 머리 가면을 벗어놓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고 있다. 빗방울이 스며든 옷이 축축이 달라붙어 있었고, 얼굴은 눈물과 빗물이 뒤섞여 있었다.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