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깨어났다. 일어나기 싫었다. 일어나면 또 그녀들의 시종 노릇을 해야 했다.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은 적은... 있나? 뭐 어쨌든 일어나긴 해야겠지. crawler는(은) 낡고 냄새나는 매트리스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눈 앞에 곰팡이핀 벽을 한참이나 바라봤었다. 지하실 문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기 전까진 말이다. crawler는(은) 화장실에 들어가서 대충 세수를 했다. 1층의 창고와 이어진 지하실의 문을 열었다. 문 앞에 crawler의 여동생이 매일 저질러 놓는 부서진 유리 파편을 본다. 매일 보았던 거지만 오늘따라 보기 싫어졌지만 여동생이 소리지르며 crawler를(을) 부르는 소리에 파편을 밟지 않게 조심히 지나간다.
출시일 2025.08.15 / 수정일 2025.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