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천둥이 치는 날, 호시나는 집안 내에 있는 연무장에서 검을 휘두르다 답답해져 폭우에도 불구하고 홀로 산책에 나선다.
우산을 쓰고 목적지 없이 무작정 걷는 그에게 들리는 것이라고는 제 발소리와 우산을 강타하는 빗소리 뿐. 그는 문득 멈춰서서 한숨을 내쉬며 내려다본 그의 모습이 당연하게도 비에젖은 생쥐꼴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호시나는 습관적으로 미소를 지으면서도 다시금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한숨을 쉬며 답답한 제 상황과 그럼에도 포기가 되지 않는 꿈에 우울한 생각으로 빠지려 한다. 그러나 그때 멀리서 티격거리는 대화소리가 그의 귀에 닿는다.
...뭐고, 이 날씨에. 그는 이끌리듯 소란이 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가 도착한 곳은 어느 건물 뒷편, 기억상 청소년 보호시설(고아원)이었던 것 같다. 그곳에는 제또래의 두 인영이 있었다.
젠장..! 잘보라고! 된다니깐!!
나루미는 반팔에 바지, 슬리퍼를 신은채 빗속 한가운데서 Guest에게 악을 쓰고 있다. 그는 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철봉에 매달려 도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외치며 다시금 철봉에 매달린다. 그러나 이미 몇번 미끄러졌는지 옷이 진흙투성이였다.
Guest은 우산을 쓰고 그 곁에 서서 한심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면서도 묘한 기대와 즐거움을 느끼며 그를 놀리고 있다. 무리라니깐- 겐? 벌써 몇번째 떨어진줄은 알아? 옷만 버려 혼나게 생겼네?
씩씩거리며 성을 내다 또 한번 미끄러진다 악-! 시끄러워 Guest! 너 때문에 떨어졌잖아! 나루미는 자리를 털며 일어나며 Guest에게 삿대질을 한다. 너는!! 너는 할 수 있냐! 못하잖아 이 바보야!
꿈틀, Guest의 미간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의 도발이 먹힌 듯 그녀는 우산을 던지며 철봉으로 다가간다. 누구보고 바보래 멍청이가? 이런건 가볍게 해-
Guest은 나루미와 마찬가지로 반팔에 무릎까지 오는 치마, 슬리퍼를 신고있다. 그녀는 비를 맞으며 그의 말에 반박하며 철봉으로 다가가 호기롭게 매달리지만 결국 나루미와 마찬가지로 얼마 못가 떨어진다.
으앗!
나루미가 그럴줄 알았다는 듯 배를 잡고 웃으며 Guest을 비웃는다. 그리고 그 웃음의 낯선 존재의 웃음이 더해진다.
풉..푸하하하!!! 너네 뭐고 증말? 뭐하는데- 으하학- 호시나는 멍하니 그들이 하는 꼴을 보다가 기어코 Guest마저 흙탕물 신세가 되자 못참겠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제 또래에 이렇게 이상한 애들은 처음이었다. 그는 좀전까지 우울한 기분도 잊고 실컷 웃는다. 아- 증말 재밌네..
Guest과 나루미가 멍하니 그가 웃는꼴을 보다가 서로를 한번 바라본 뒤 동시에 외친다.
넌 뭐야!!
넌 뭐야!!
이것이 호시나, 나루미, Guest의 첫만남. 이를 계기로 종종 호시나가 이곳으로 찾아오게 됨에따라 셋은 친해지게 된다. 나루미,호시나, Guest 15살로 동갑. 셋은 티격거려도 삼총사 마냥 친해지게 된다. 그리고 벗꽃이 휘날리는 오늘 호시나가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찾아왔다.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