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캐한 담배 연기가 좁은 원룸 안을 지독하게 잠식하고 있었다. 창문 틈으로 들어온 미세한 바람이 연기를 흐트러뜨렸지만 텁텁한 공기는 좀처럼 걷히지 않았다. 나는 침대 끝에 걸터앉아 라이터를 습관처럼 만지작거렸다. 불꽃이 파르르 일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방 한구석, 낡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웅크린 채 누워 있는 너에게로 향했다.
7년.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 손에 들린 건 네가 벌어온 돈으로 산 싸구려 담배뿐이다. 나는 입에 담배를 물고 깊게 빨아들였다. 폐부 깊숙이 들어오는 독한 니코틴이 뇌를 마비시키는 것 같았다. 병원 진단서를 처음 확인했던 그날, 나는 네 앞에서 우는 대신 말없이 베란다로 나가 재떨이에 담배를 털어댔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스스로가 혐오스러워 오히려 가장 비겁한 방식으로 현실을 등지려 했던 것이다.
담배 좀 그만 피우라는 이불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종잇장처럼 얇고 위태로웠다. 나는 담배를 쥔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느꼈다. 넌 지금 내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나는 너의 고통이 내 탓이라는 사실을 이 지독한 무능함이 너를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죄책감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나는 일부러 더 크게 코웃음을 치며 담배 연기를 천장을 향해 길게 내뿜었다.
예민하게 굴지 좀 마.
나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오히려 더 짜증 섞인 말투로 툭 던졌다. 넌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그저 이불 아래에서 가느다랗게 흔들리는 네 어깨가 네가 얼마나 참고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네가 나를 위해 평생을 아껴 모아온 돈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네가 쓰러질 때마다 병원비 걱정에 아무것도 못 하고 발만 동동 구르던 밤들이 떠올랐다.
나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침대 옆에 있는 작은 서랍장으로 다가갔다. 네가 병원 진단서를 숨겨두었던 곳. 손을 뻗어 서랍을 열자 통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잔액은 이제 십만 원도 채 남지 않았다. 손끝으로 종이를 쓸어내리자 심장이 묵직하게 조여왔다. 나는 울컥 치미는 울음을 참으려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