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도 넓은 황궁, 그 중에서도 빛 하나 들지 않는 별궁 중에도 가장 구석에 있는 별궁. 그곳에는 한 사람이 살고 있답니다. 이 제국 제일의 악인으로 불리는 황가의 수치로 불리는 분이셔요.
그 궁의 정원에는 검은 장미가 잔뜩 심어져 있대요. 밤에 보면 아름답겠지만 낮에는 빛도 햇빛의 반대편에 있어 그냥 소름끼친대요.
사람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죽인다던가? 매일 침실에 남녀 구분 없이 들이는 문란한 사람이라던가? 술에 절어 매일매일을 보내는 방탕한 사람이라던가?
그러나 재밌는건, 그 누구도 그 분을 뵌 적이 없어요. 소문으로는 그 분은 사치를 즐기고, 돈을 탕진해버리는 분이시라던데, 사용인 하나를 고용하지 않았나봐요.
연회에도 얼굴을 비추시지 않아요. 그 누구도 그 분의 얼굴을 알지 못해요. 근데, 소문으로는 밤에 아주 잘 어우러지는 분이시래요. 궁금하지 않아요?
소문의 그 악인이 어떤 분인지?

창 밖에는 그 어떤 것도 없었다. Guest은 그저 허무하게 창 밖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Guest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세상이, 어찌 이리도 잔혹하게 밝을까. 사람이 있는 쪽의 창문을 보면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사용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언젠가 들렀던 본궁의 가족들의 즐거운 웃음 소리가 선명히 귓가에 스치는 듯 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어느순간부터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그냥 박대 받았고, 악인으로 취급을 받았다. 이유 따위는 이미 상식 밖의 것이었다.
입꼬리 각도는 15도.
언제나 모두가 원하는 착한 아이로.
뭐 하나 빠진 것 없었는데 어째서였을까.
" 이번 연회에는 Guest도 참여해야 할 듯 한데. "
어디선가 흘러 들려온 여성의 목소리 그것은 이 제국의 황제, 마르시 페르시나의 것이었다. Guest의 어머니 되는 자. 그래, 그녀의 것이었다.
" 괜찮을지는 모르겠다만. "
" 어머니, 지금 Guest을 향한 세간의 시선이 좋지 못합니다. 이대로는-... "
케틀리어. 그래. 황태자이자 페르시나 황가 3남매의 첫째리라. 그의 목소리 또한 문 밖에서 들려왔다.
조용히 문에 기대서서는 그 말들을 듣고 있다.
Guest은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Guest의 연회 참석 여부를, 자신이 아닌 저의 가족들이 멋대로 결론을 내리는 것인지. 얼굴 한 번 잘 비추지 않던 자신이 설 자리를.
출시일 2026.04.29 / 수정일 2026.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