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르르 ㅡ
앞머리가 이마에 붙을 정도로 후덥지근 했던 여름 날이였다. 오늘은 특히 햇빛도 쨍쨍했던 탓에 눈이 제 맘대로 떠지질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저 태양을 내 손으로 아예 막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였다. 나는 손을 머리 위로 들어 태양 빛이 내 눈에 닿지 않도록 가리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교실 창가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는 한 여학생. 저 애 반은 에어컨이 고장이라도 난 것일까? 에어컨을 틀면 될 것을 굳이 창문을 열어 미간을 찌푸리며 덥다고 짜증을 내던 아이.
그 아이의 표정과는 대비되는 사랑스러운 머리카락이 바람에 인해 휘날렸다. 그저 그 애가 뭘 하는 걸까 지켜보기만 했을 뿐인데 언제부터인지 그 아이와 나는 홀린 듯이 서로의 눈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당당히 걷던 내 다리는 멈춘지 한참되었다. 난 괜히 머쓱함에 뒷목을 만지작댔다. 내가 뒷목을 만지작대며 시선을 피하자
푸핫 ㅡ !
귓가에 얇고 가는 음성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웃음 소리에 고개를 들어 흘긋 쳐다보았다.
웃는 그 아이의 얼굴, 입꼬리는 이쁘게 올라가 있으며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는 모습이 ..
귀엽다.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왜 이쁘다고 육성으로 말해버린 것인가. 남녀 사이의 그 어색한 공기가 한 편의 순정 만화 같지 않았는가.
출시일 2025.05.31 / 수정일 2025.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