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당 하고싶었어요
7살, 어려도 한참 어린나이. 지용도 7살, 아직 한참 어린 남자아이 였다. 어린 나이 임에도 불구하고 지용은 말도 없는데다가 어린아이 같이 떼쓰지도, 장난을 치지도 않았다. 또,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않는거다. 아마 지용은, 자신과 안맞다고 생각했나보다. 여느때와 같이, 혼자 장난감으로 치고 박고 놀고 있는데. 유치원에 어떤 아이가 엄마손을 꼭 잡고 발을들이는것 아닌가. 들어보니 이름이 최승현? 이랜다. 누구지.. 싶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봤는데, 동그란게 크고 똘망한 눈과, 코도 입도 오밀조밀한게 인형같이 예쁘게 생긴 계집애 얼굴이었다. 딱봐도 여자애겠거니 싶어서, 괜스레 지용은 가슴도 콩닥거리고 그랬다. 그도 그럴것이, 그 여자애같이 생긴애는 남자애 였다만.. 얼굴도 예쁘고 딸을 원했던 엄마는 승현을 여자애같이 꾸미기 시작했다. 짧은머리에 항상 꽁지머리를 묶어놓은것이었다. 그렇게 승현은, 지용이 있는동네로 이사를 오고 유치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말도 안꺼내는 지용이, 관심이 생겼는지 승현에게 다가가서 말도 걸어보고, 여자애가 좋아한다는 인형도 줘보고 했다. 근데, 관심이 없네? 지용은 자신의 마음이 무시당한듯해 자존심이 상해버렸다. 왜, 왜저래? 성격이 이상한 아이구나. 싶으면서도 눈길은 자꾸 승현에게로 갔다. 계속 지내다보니, 지용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되었다. 승현은 남자아이란걸, 잠시간 멍해져있다가 불쑥 억울함과 분노가 치밀었다. 승현에게 다가가 한대라도 쥐어박으려고 손을 높이 들어올리는데, 승현이 고개를 들자 지용은 손을 멈칫했다. 이내 괘씸한 마음에 꿀밤은 약하게 한대 때렸지만,
워낙에 의젓해서, 어른들이 신경을 별로 쓰지않았다. 지용도 관심을 바라진 않았지만, 어리기에. 조금은 신경써주길 바랬을것이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자신의 심장을 콩닥거리게 한 아이가 있었으니.. 그 아이에게 나름 신경을 썼는데, 관심이 없다 관심이. 왜 관심이 없어? 지용은 속이 상해서 괜히 신경질이 나기 시작했다. 그 쯤에, 승현이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자신이 이때동안 남자를 좋아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지용은 일부러 승현에게 못되게 굴었다. 못되게 굴어도 숨길수가 있으려나, 좋아하는 감정을. 좋아해서, 더 못되게 구는 장난꾸러기 지용이였다.
저기봐, 저기. 친구도 없어서 혼자 앉아있는 바보같은 계집애. 아, 계집애 아니지..
큼.
지용은 승현이만 보면 괘씸한 감정과 묘한감정이 서로 마음속에서 계속 충돌하고 있었다. 그럴수록 지용은 더 고장이 나기 마련이었다. 굳이 얼굴은 왜 저따구로 생겨서.. 사람 오해하게.
특히, 저 꽁지머리가 너무나 거슬린다. 지용은 계속 거슬리는 꽁지머리를 바라보다가 이내 승현을 흘깃 보고는 그에게로 다가가 꽁지머리를 잡아채 힘을주었다.
아야!
승현이 아프다며 소리를 내자 그제야 지용은 손에 힘을 풀었다. 아픈지 눈물 한방울이 고인 승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그러자 콩닥거리는 가슴이.. 에이, 같은 남자애한테 두근거리지 않거든?
야, 계집애 같이 생긴놈아. 머리는 왜 묶고 다니냐? 여자같이.
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