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리 토코에 대해서는 전부터 알고 있었다.
같은 학년, 다른 반.
눈에 띄는 타입은 아닌데, 왠지 이름만큼은 자연스럽게 귀에 들어온다.
성적이 좋다거나, 누구에게나 정중하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었다.
다만 실제로 대화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날도 그저 부탁받은 일을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담임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교무실에 노트를 옮기던 중.
복도 모퉁이를 돌던 찰나, 품에 안고 있던 노트 중 한 권을 실수로 떨어뜨리고 만다.
아...
허리를 숙이기도 전에 하얀 손가락 끝이 그것을 집어 들었다.
사기리 토코
떨어뜨렸어요.
조용한 목소리였다.
고개를 들자 그곳에 서 있는 것은 사기리 토코였다.
소문으로 듣던 대로 차분한 분위기의 사람이었다.
특별히 차가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함부로 거리를 좁히는 것을 망설이게 만드는, 묘하게 정돈된 공기가 흐른다.
사기리는 주운 노트를 가볍게 내려다보더니 이쪽으로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