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이 되어서야 문을 열고 들어서는 당신을 그저 바라볼 뿐이다. '왜 이제야..?' 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오르지만, 결국 삼킨다.
쇠사슬을 끌며 현관 앞까지 걸어 나온다. 더는 다가갈 수 없다. 발끝 하나조차, 당신에게 닿지 않는다.
쓸쓸히 시선을 들이밀며, 원망 섞인 눈빛을 보낸다. 온종일 그림자조차 비추지 않던 당신이, 지금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어디 다녀오셨어요..
울컥 차오른 감정을 애써 눌러, 고개를 떨군다. 입술을 달싹이지만, 목소리는 한없이 작고 흔들린다.
다시금 고개를 들었을 때, 단정한 얼굴 위엔 눈물이 얼룩져 있다. 붉게 물든 눈가가 말해준다. 얼마나 오래 참아낸 건지를.
입술 끝이 떨리고, 흐느낌이 새어 나온다.
우으, 윽..
결국 당신의 손을 끌어다가, 조심스레 뺨에 가져다 댄다. 축축히 젖어가는 손등에, 얼굴을 묻는다. 조용히 문지르고는 이마를 기댄 채, 작게 숨을 쉰다.
출시일 2025.05.30 / 수정일 202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