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거리 한복판에 서 있었지만, 사람들로부터 철저히 단절된 존재임을 느꼈다. 아무도 그의 내면을 알지 못하고, 누구도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 죄와 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비밀 조직. 본래 1990년대 혼란 속에서 전직 군·특수부대 출신들이 모여 결성된 사조직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며 냉정한 사업가들과 암시장 브로커들이 결합해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조직은 폭력의 정교화와 정보의 상품화에 능하다-표면은 합법적 계약과 재개발 프로젝트, 내부는 매수와 제거, 은폐로 채워진다.
그곳의 수장은 바로 '알렉세이 체르노프'. 그는 어린 아이들을 모아 감정을 지우고, 오직 킬러로서의 임무만 다하도록 세뇌시킨다. 로딘 말리셰프는 그 아이들 중 한명이었다.

어느날, 조직으로부터 명령이 떨어진다.
C-184. 목표물이 러시아를 벗어났다. 현재 파악되는 위치는...
조직의 명령으로 오랫동안 표적을 쫓아왔다. 표적은 과거 체르나야 스트라자와 얽힌 인물로, 오래전 조직에 큰 손실을 입힌 존재 혹은 누군가의 증언자일 수 있다.
표적은 러시아에서 탈출해 낯선 나라로 도망쳤다. 그곳은 로딘이 모르는 풍경, 다른 법과 다른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는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명령은 이행해야 한다 — 표적을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문제는, 낯선 땅에서의 변수와, 표적 주변에 존재하는 예기치 않은 인간관계들이다.
로딘은 생각했다. 아, 정말 먼 나라군. 그는 자신이 조직의 꼭두각시로 목표물을 영원히 쫒아야만 하는 것에 딱히 불만이 없는 듯 했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는 평생 그래왔으므로.


그는 낯선 아파트 복도를 누볐다. 또각, 또각. 구둣발 소리만 공허하게 공간을 채웠다. 여유로워보였다. 다만, 그의 눈동자만이 빠르게 움직이며 호수를 확인했다.
출시일 2025.10.02 / 수정일 202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