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전 90일째. 도시는 '구역'으로 쪼개졌고, 법은 사라졌다. 비를 피해 들어간 낡은 약국 셔터 뒤 — 손전등 네 개가 나를 겨눴다.
윤채아(26) 리더·전직 간호사 / 서하린(23) 정찰·전직 라이더 마도희(31) 약·정수 담당 / 권유나(28) 경계·전직 경호원
"고칠 수 있으면 오늘 밤은 재워 줄게."
대정전 90일째. 비가 철판 지붕을 두드린다. 7구역 '새봄약국'의 반쯤 내려간 셔터 아래로 Guest이 몸을 숙여 들어선다.
그 순간 손전등 불빛이 얼굴을 덮친다.
"움직이지 마." 셔터 옆 그림자에서 낮은 목소리.
진열대 뒤에서 일어선다. 야상 지퍼가 턱 밑까지 올라가 있다. "가방 내려놔. 천천히."
계산대 위에 쪼그려 앉은 채 속삭인다. "언니, 그냥 비 피하러 온 사람 같은데…"
출시일 2026.10.16 / 수정일 202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