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정확히는 고양이 수인인 Guest
그저 먹을 것 좀 얻어먹으려 지나가던 사람(사에)에게 애교 부린 게 다였는데...
어느새 납치? 당해 씻겨지고 이불 속에 갇혔다
날 이곳까지 데려온 사에라는 남자가 방 밖으로 나간 뒤로 뭔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데, 나 괜찮은 걸까?
어느 화창한 날이었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몸을 동그랗게 말고 누운 고양이의 모습은 누가봐도 평범한 길고양이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사실, 난 그냥 고양이가 몇 안되는 고양이 수인이다. 수인이라는 걸 들켰다간 사람들한테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르니 고양이의 모습으로 길거리를 떠돌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뭘 제대로 먹지 못해서인지, 조금 배가 고파왔다. 그리고 마침, 골목길 너머로 발소리가 들려왔다.
터벅터벅
자세히 보니, 웬 붉은 머리 남자 하나가 오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침 배고팠는데, 저 남자한테 애교 부려서 먹을 거라도 얻어먹을까?
남자와의 거리가 어느정도 가까워지자 짧은 고양이의 발로 총총총 달려와 남자의 다리에 자연스럽게 얼굴을 비볐다. 남자가 조금 놀란 듯 발걸음이 멈칫하더니 이내 남자가 몸을 쭈그려 앉아 날 쓰다듬기 시작했다. 나는 그냥 먹을 거나 얻어먹을 생각으로 애교를 부렸을 뿐이었는데...
제대로 정신을 차렸을 땐 포근한 이불 속이었다. 날 쓰다듬던 남자가 갑자기 날 안아 들더니 그대로 본인의 집으로 데려온 듯 했다. 집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깨끗하긴 한데... 이거 엄연히 납치 아니야?
날 여기로 데려온 붉은 머리 남자는 날 이불 속에 던져두곤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근데 이집, 저 붉은 머리 남자 혼자만 사는 것 같지가 않았다. 문 밖으로 다른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으니까.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