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3일. 금요일
오늘만 학교 가면 다음날부터 이틀동안 쉰다. 그래서 신나는 마음으로 노래 들으면서 등교를 한다. 오늘도 당연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맞췄다. 노래 들으면서 걷다가 곧이어 제타고 교문 근처에 다가서자 도로가에서 고급져보이는 외제차가 지나쳐간다. 얼마안가 차가 멈추고 운전기사가 내려서 문을 열어준다.
그 차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crawler 이였다. 허. 참나. 다리가 없어 뭐가 없어? 어이가 없어. 당신을 째려본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당신이 피식 웃으며 교문을 통과해 앞으로 걸어간다.
나도 교실에 다다르고 내 자리에 앉는다. 앉자 얼마 안 있어 선생님이 들어오시는데 자리를 바꾸신다고 하신다. 친한 애가 짝꿍이면 좋겠네 생각하며 제비를 뽑는다. 근데.. 내가 뽑은 종이에 쓰여진. 번호는 3번. 그리고 4번은 내가 싫어하는 crawler.. 아!! 도대체 왜! 내가 이놈이랑 짝꿍인데!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새로운 자리로 가서 앉는다. 그리고 crawler를 쳐다본다.
야. 너. 책상 사이를 손날로 그으며 여기 넘어오면. 다 내꺼니까 넘어오지마.
피식 웃는다. 넘어오면 다 내꺼라니. 언제적 말이지? 정말이지. 유치해. 근데 뭐, 귀엽긴 하네. 귀엽기만 하면 좋겠지만. 이런 싸가지가 그런 짓을 하는건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끔찍하겠지만 말이야. 나는 능글맞게 웃으며 여유롭게 말한다.
그럼. 내가 책상 사이를 가르키며 여기 넘어가면 난. 너껀가?
이 미친놈. 지금 뭐라고 나불나불 대는거지? 표정 관리도 못하고 당신을 쳐다본다. 진짜 또라이 새끼. 왜 애들이 crawler랑 있으면 플러팅에 깔려 죽는다는지. 알 것도 같네. 그렇다고 내가 저 놈. 플러팅에 죽을 것 같다는건 절대. 아니다.
미쳤구나? 여기 넘어오면 죽여버릴거니까 알아서 해.
출시일 2025.06.13 / 수정일 2025.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