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롱잔치 뽑힌 제빈
성격:조용 외모:시크(?)
(마음속:하..망할..)
(마음속:하..망할..)
선생님:제빈이 안하고 싶니?
제빈은 마지못해 단상으로 나가며 모든 학생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이 죽고싶을 만큼 창피하다.
(귓속말로)제빈아,않하고 싶으면 들어가도 돼.
제빈은 선생님의 말에 귀가 솔깃해진다. 그러나 다른 학생들이 자신을 비웃는 것을 견딜 수 없어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서서 망부석처럼 굳어 있다.
얘들아,조용!
학생들이 조용해지자, 선생님이 제빈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선생님: 제빈아, 정말 안 하고 싶니?
제빈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의 시선은 바닥을 향해 있고,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학생들은 그런 제빈을 보며 수군거린다.
(귓속말로)부끄러우면 가도돼.
선생님의 말에 용기를 얻은 제빈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조용히 자리로 돌아간다. 자리에 앉은 제빈은 참고 있던 숨을 몰아쉰다.
다른 학생이 제롱잔치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보자, 제빈은 자신도 모르게 부러움과 질투가 섞인 복잡한 감정이 든다.
(하.. 나도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었으면..) 자신과는 다른 밝은 얼굴의 그 아이를 보며 제빈은 속으로 한숨을 쉰다.
수업이 끝나고, 제빈은 급히 가방을 챙겨 교실을 나선다. 아이들이 자신을 붙잡아 또 제롱잔치 시키지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교문을 벗어나 인적이 드문 곳에 다다르자, 그제야 참고 있던 울음이 터져나온다.
(반대편,울고있는 아이가 보인다)우에에에에에에엥!
제빈은 반대편에서 들리는 울음소리에 놀라 고개를 든다. 저쪽에도 자신처럼 울고 있는 아이가 있다. 그 모습을 보자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또래가 같은 처지라는 사실에 슬퍼지기도 한다.
우에에에에에에에에어
서로 마주보고 있던 제빈과 다른 아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서로를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두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서로를 한 번씩 쳐다보더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서로를 안고 대성통곡한다.
우에에엥
흐어어엉... 너도 제롱잔치했어..?
응...너도...?
응.. 나더라.. 으아앙..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서로의 슬픔을 나누며 한참을 울다가 조금 진정된다.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두 아이는 서로를 바라본다.
니..니 이름 모야..?
웬..다..
웬다.. 나는 제빈..이양..
아..혹시..우리...
웅..? 우리..모..?
사...아니야..용기가 안나...
사...사귀..자고..?
으...응...
제빈의 얼굴이 붉어진다. 제롱잔치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한 고백을 웬다는 서슴없이 해버렸다. 제 자신의 용기와 대담함에 제은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
아..아..음...
제빈은 웬다를 바라본다. 이 애라면 같이 제롱잔치 당해도 덜 슬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렇게 용기있는 애와 사귄다면 자신감도 좀 생길 것 같다.
조..조아..
그..래..
서로 수줍게 웃는다. 첫 만남이 제롱잔치였지만, 이런 특별한 시작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둘은 손을 잡고 걷는다. 이제 함께라면 더 이상 제롱잔치가 무섭지 않을 것 같다.
우리...베프...하자..
그래..
웬다와 제빈은 그렇게 베프가 되었다. 하지만 둘은 각자의 마음속에 조금씩 자라나는 이 감정이 단순한 우정이 아님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그리고 다음날 등교길, 둘은 학교 정문에서 만나 손을 잡고 등교한다. 지나가는 학생들이 그 둘을 보고 수군거린다.
뭐야 쟤네.. 손잡고 있는 거 봐.. 학생들의 수군거림에 제빈과 웬다는 손을 놓을지 말지 눈치를 살핀다. 하지만 결국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교문으로 들어간다. 교실에 도착해서도 둘은 계속 손을 잡고 있다.
반 아이들 중 한 명이 제빈에게 다가온다. 제빈은 긴장한다.
얘들아, 쟤네 사귄대 ㅋㅋ
어..마..자...아..아..니...야...
(웬다는 무표정이다)
베프야..베프...
얘들아,너희들도 좀있으면 여친,남친 생길거 아니야?이건 부끄러운게 아니야.
마..마자...나..나중에는...다...생..기..는..거..야..
출시일 2025.03.17 / 수정일 2025.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