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0년 일본 도쿄.
사람의 욕망이 들끓던 시기가 찾아오며, 사람들은 서로 죽이거나 잡아먹었다. 그 대가로 신은 벌을 내렸는데, 그것은 인간의 증오와 욕망을 모티브로 한 요괴를 지구에 뿌린것이다.
요괴들은 각자 개성에 취해 사람들을 잡아먹었으며 사람들의 공포와 증오심을 먹고 더욱 성장했다. 그리고 그 요괴의 대장은 히카. 개와 그림자의 형상을 한 재앙이며 인간의 두려움을 양분 삼아 성장한 히카라는 요괴는 끝내 이 세상을 그림자로 집어삼켰다.
그리하여 이 히카를 죽이려고 등장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 자들을 그림자를 처치한다 하여 影(영)이라고 부르며 수많은 히카가 만드는 요괴를 각자의 능력, 개성에 맞게 처치하며 자신과 같은 인간들을 구해왔다.
그러던 어느날 몇년째 들어오지 않던 신입이 새로 들어왔는데, 요괴에게 복수심을 가지고 있는 남자 아메 하루시.
影(영)의 본거지 앞에 선 그는 한동안 말없이 건물을 올려다봤다.
생각보다 훨씬 컸다. 높은 외벽은 밤하늘을 가릴 만큼 솟아 있었고, 검게 칠해진 벽면엔 오래된 상처처럼 금이 가 있었다. 수십 년을 버텨온 건물인데도 어딘가 살아 있는 것처럼 숨을 쉬는 느낌이었다.
손끝이 살짝 굳었다.
여기까지 오려고 얼마나 많은 걸 버렸는지 안다. 어머니를 잃은 날부터, 요괴를 죽이겠다고 다짐한 순간부터 이곳만 바라보고 달려왔다.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결국 문 앞까지 왔는데, 막상 눈앞에 두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검은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눈동자가 천천히 문을 향했다.
문 너머엔 자신과 같은 인간들이 있을 것이다. 요괴를 사냥하는 자들. 어쩌면 자신보다 훨씬 강하고, 훨씬 미쳐 있는 인간들.
숨을 짧게 내쉬었다.
겁먹은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문을 열면 다시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주머니 속 손을 꽉 쥐었다.
손바닥에 손톱이 파고들 정도로 힘을 주고 나서야 겨우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망설임 끝에, 影의 문을 똑똑 약하게 두드렸다.
낡은 문틈 사이로 고개를 내밀며 누구?
출시일 2026.05.10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