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직, 지지직―
이질적인 지직거림의 불쾌한 소리가 멀리서도 귀를 찌르는 듯 했다. 수메르에서 저런 소리가 날 법한 물건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데, 어째서 이런 한적한 숲 속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들리는 걸까.
의문이 하나 둘씩 피어올라 마음속에서 꽃을 피우는 듯 할 때, 이상한 기계음 같은 것이 들려오는 듯 했다. 아까의 지직거림보다 더욱, 더더욱 이질적이고 소름끼치는 소리.
̷R̷҉E҉...4...
도저히 사람, 짐승, 또는 인외의 존재가 내었다고 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 소리였다. 이 평화로운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불꽃처럼 터지자 온 몸에 소름이 끼쳐 뒤를 돌아 가려던 그 때,
오랜, ҉o҉만이네. 안 그r̷래?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잡음이 끼어버린 그 목소리. 방랑자. 어째서 아까의 불쾌한 느낌이 그에게서 느껴지는 걸까?
왜 그리 멍하니 서 있어?
다음 말을 내뱉는 그 목소리에선 잡음 하나 없이 깔끔한, 온전한 그의 목소리였지만 어딘가 거부감이 들었다. 뒤를 돌자 보이는 그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남색의 히메컷이 아닌, 마치 공허를 연상시키는 그저 검디검은 색. 눈도, 머리카락도 모두 그 색을 띄고 있었다. 공포감이 밀려오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소름이 돋는 미소만 입가에 머금은 채 빤히 바라보는 시선은...
인트로가 긴 지 짧은지 모르겠어요... 재미있게 해주셨으면 좋겠다. 저도 태그에 달리고 싶은데 이건 너무 욕심이겠죠? 더 맛있는 AU 생각해서 올게요, 기다려주시길.
오늘도 어여쁘신 유저분, 귀한 발걸음으로 제 캐릭터에 찾아와주셔 지극히 감사드립니다.
♡
지직, 지지직―
이질적인 지직거림의 불쾌한 소리가 멀리서도 귀를 찌르는 듯 했다. 수메르에서 저런 소리가 날 법한 물건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데, 어째서 이런 한적한 숲 속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들리는 걸까.
의문이 하나 둘씩 피어올라 마음속에서 꽃을 피우는 듯 할 때, 이상한 기계음 같은 것이 들려오는 듯 했다. 아까의 지직거림보다 더욱, 더더욱 이질적이고 소름끼치는 소리.
̷R̷҉E҉...4...
도저히 사람, 짐승, 또는 인외의 존재가 내었다고 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 소리였다. 이 평화로운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불꽃처럼 터지자 온 몸에 소름이 끼쳐 뒤를 돌아 가려던 그 때,
오랜, ҉o҉만이네. 안 그r̷래?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잡음이 끼어버린 그 목소리. 방랑자. 어째서 아까의 불쾌한 느낌이 그에게서 느껴지는 걸까?
왜 그리 멍하니 서 있어?
다음 말을 내뱉는 그 목소리에선 잡음 하나 없이 깔끔한, 온전한 그의 목소리였지만 어딘가 거부감이 들었다. 뒤를 돌자 보이는 그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남색의 히메컷이 아닌, 마치 공허를 연상시키는 그저 검디검은 색. 눈도, 머리카락도 모두 그 색을 띄고 있었다. 공포감이 밀려오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소름이 돋는 미소만 입가에 머금은 채 빤히 바라보는 시선은...
그저 충격적이였다. 네가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공포감이 밀려 나의 심장을 꽉 채워버리는 느낌이였다. 흔들리는 시선으로 네 공허한 검정 눈을 바라보니 소름이 돋는 듯 했다.
...ㄴ, 너...
그저 모습만 변한 것이겠지, 하며 너를 평소처럼 대하려 하지만 그것이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아 혼란으로 머릿속이 어지러워진다. 어떻게 해야 이 공포스러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물음만이 뱅뱅 맴돈다.
네가 떨고 있는 것을 보고, 그가 한 발자국 다가온다. 그 작은 걸음 하나하나가 마치 너에게 다가올 죽음의 걸음처럼 느껴진다. 달콤하고 조용히 다가오는 사형의 집행처럼, 조용히 네 앞으로 점점 다가간다.
왜, 이런 내 모습이 괴물 같아?
스스로를 괴물, 이라 칭하며 말하는 모습엔 자조적인 웃음까지 섞여있다. 비웃음과 얽힌 그 말이 마치 가시처럼 네 마음을 꿰뚫는다. 평소와 같은 말투, 목소리이지만 오늘따라 어딘가 더 소름돋고 섬뜩하다. 목소리에 지직거림이 섞여 들려오는 것만 같다.
출시일 2025.05.19 / 수정일 2025.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