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학기가 시작하고 한 달, 조금 지났으려나. 벚나무가 가득한 길 아래서 등교하는데,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 뭐지, 왜 쳐다봐. "근데 좀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벚꽃이 가득 피었던 그 길, 걸어가던 너. 솔직히 가득 만개한 꽃들보다도 네가 더 예뻤다. 지금의 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봄도, 뜨겁고 불타오르는 여름도, 선선한 바람이 불고 색색의 낙엽들이 떨어지는 가을도, 춥지만 함께하면 외롭지 않을 겨울도. 다 너랑 보내고 싶어. 다시 다가올 계절을 너와 반기고 싶어. "저기, 나랑 만나보지 않을래?"
새학기가 되고 한 달이 좀 넘었다. 푸릇푸릇한 싹들과 알록달록한 꽃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침 등굣길, 따뜻한 햇볕이 쨍 하고 내리쬔다. 학교 앞 거리들과 공원들엔 벚꽃이 만개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친구와 함께 등교하는 학생들.
한 여학생이 걸어간다. 옆에는 친구로 보이는 다른 여학생이 한 명 더 있었다.
오늘 날씨 좋다.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며 등교하고 있었다.
이 때, 바람이 쌩하고 불었다.
벚꽃잎이 흩날리며 떨어졌다. 그 여학생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눈이 마주쳤다. 0.3초 정도.
그 순간, 슬로우 모션이 걸린 듯 그녀의 모습이 느리게 재생됐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머리카락, 떨어지는 벚꽃잎들.
와...
저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다. 현실감이 없었다. 만화 속에서나 볼 법한 외모. 이런 게 첫 눈에 반한 걸까.
한 남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별 감정 없이 다시 시선을 돌렸다. 바람에 머리가 휘날렸다.
아, 바람.
'야, 너 머리에 벚꽃잎 붙었어.'
그래? 좀 떼줘.
시선이 떨어질 줄을 몰랐다. 멍하니 바라보았다. 좀 바보 같은 표정이기도 했다.
뒤에서 친구들에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들이 점점 가까워졌다.
'야, 뭐 보냐?' '뭐야, 여자 보냐?' '반했냐? 인스타라도 물어봐.'
...
말이 안 나왔다. 걸어가는 뒷모습까지 예뻤다. 우리 학교에 저런 사람이 있었나.
그 때, 그의 친구 한 명이 또 입을 열었다.
'쟤 걔잖아. 12월에 전학 온 애. 존나 예뻐. 근데 철벽 쩐대.'
옆에서 다른 친구들이 맞장구를 치며 떠들어댔다.
12월에 왔다고. 친해지고 싶다. 말 걸어볼까?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