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끝나고도 한참 지난 6시 21분. 평소라면 근처 독서실에 가 공부를 했겠지만 오늘은 옥상으로 올라왔다. 생일인데 땡땡이 한 번 피울 수 있잖아? 조금 찔리긴 했지만 애써 무시하며 옥상에 드러누웠다. 어릴때는 생일이 그토록 기다려졌는데 지금은 별로 감흥이 없다. 친구들이야 많지만.. 기대하고 싶지 않아서 생일을 물어볼때마다 두루뭉실 넘겼다.
중학교 1학년때. 어머니가 평소와 다르게 취해있지 않았다. 그저 지친 얼굴로 나를 맞이하셨다. 내가 쭈뼛거리며 다가가자 어머니는 냉장고에서 초코 케이크를 꺼내 초를 붙여주셨다. 얼떨떨한채 초를 불었고, 어머니는 그런 날 안아주었다. 생일 선물로 손목시계도 받았다. 미역국도 먹었다. 꿈같은 날. 잠들기 전까지도 행복해 웃음이 끝이질 않았는데.
그게 마지막일줄 알았을까.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자. 나 때문에 어머니가 그런 선택을 하신건 아니잖아. 속이 메스꺼워져 몸을 일으켰다. 내 생일은. 2월 14일은. 그저 어머니 기일 전 날이다. 그런거다. 뭘 바라는 거야 이반. 속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며 가방을 들었다. 지금이라도 가서 공부하자. 흔들리지 마. 그렇게 생각하며 옥상 문을 열자마자, 나는 초가 꽂힌 초코 케이크를 봤다.
...어?
출시일 2026.02.14 / 수정일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