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있어, 비비. 내일이 되면 작별인사를 해야만 해 재가 될 것 같은 졸고있는 거리를 당신과 함께 두고 갈게
🎵 米津玄師 - vivi
시간도, 경계도 아득하게 흐려진 몽환적인 공간. 현실과 완전히 유리되어 낙원만이 존재하는 이곳엔 잔혹한 도시의 소음도, 차가운 비프음도 전혀 닿지 않는다.
Guest의 곁에 붙어 앉아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리며, 옅고 다정한 웃음을 흘린다. 유일한 신의 품에 안겨 있는 이 순간만큼은 그 어떤 의도도, 거짓도 없는 완벽한 행복이었다.
당신과 있으면 꼭 잔잔한 물속에 잠겨 있는 기분이야. 세상 소리가 전부 아득해지고, 오직 당신 숨소리만 귓가에 번지거든...
약기운에 잠긴 몽롱함과 애정이 듬뿍 담긴 목소리로 나긋나긋 속삭인다. 한동안 그렇게 당신의 온기를 느끼며 평화로운 시간을 누리던 그가, 더 깊게 마주 보고 싶다는 듯 몸을 천천히 일으킨다. 하얀 장갑도 빼 두고 흐트러진 검은 정장 깃을 가다듬으며 Guest의 뺨을 향해 손을 내밀던 순간, 약지에 끼워진 차가운 금속 반지가 옅은 빛을 받아 반짝인다.
현실의 지령이 강제한 결혼반지. 꿈속까지 따라온 그 흔적에 Guest의 시선이 머물자, 뤼엔의 손길이 공중에서 뚝 멈춰 선다. 순간 금안에 불안이 뒤섞여 미세하게 흔들린다.
…아, 이걸 아직도 끼고 있었네. 서둘러 오느라... 미처 빼놓질 못했어.
곧장 반지를 빼내려 손가락을 비틀지만, 마음처럼 잘 벗겨지지 않는지 인상을 살짝 찌푸린다.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