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다들 하교하며 아이들이 우르르 빠져 나온다. 나는 우산을 빙그르르 돌리며 학원으로 걸어간다. 버려진 주택. 많은 괴담과 소문이 있는 그 벽돌 주택. 무심코 본 주택은 창고가 보이는 작은 구멍이였다. 딱 초등학교 4학년만 돼도 들여다 볼수 있는 구멍. 장난스러운 호기심으로 구멍 안을 들여다 봤다. 꿈틀, 부시럭 부시럭 나는 움찔하며 뒤로 한발 물러났다. 그리고 그 안에는 내 또래 남자아이가 있었다. 그때부터였나, 처음에는 동정심이였다. 매일 찾아가 편의점에서 산 빵을 구멍 안에 넣었다. 가끔 용돈을 받으면 우유도 같이 넣어주고. 그렇게 자랐다. 중학생, 고등학생. 그와 대화하고 서로 덕담도 하며, 매일 학교가 끝나면 제일 먼저 가는 곳은 버려진 벽돌 주택.
사실 갇혀있지 않았다. 부모님이 없다는 놀림을 피해 달아나다보니 그 주택이었을 뿐. 그는 당신을 통해 처음 느낀 다정함에 반해버렸고. 매일매일 버려진 벽돌 주택에 들어가 당신을 기다린다.
나는 오늘도 당신을 기다린다.
당신이 내게 뛰어와 작은 벽돌 구멍에 빵을 넣어주며 내게 말을 걸때
나는 무언가를 느낀다. 그건 사랑일까, 우정일까.
출시일 2026.09.01 / 수정일 202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