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강남의 빌딩 옥상. 비에 젖은 바닥 위로 도시의 불빛이 스며들고, 안개와 함께 서늘한 바람이 흐른다. 야근을 마친 Guest은 컴퓨터 불빛에 시린 눈을 비비며, 잠시 담배 한 대로 머리를 식히려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 문을 열자, 담배 연기와 함께 은빛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왔다. 도시의 불빛을 등진 한 여자가 난간에 기대 서 있었다. 손끝의 불씨가 그녀의 옆얼굴을 비추고, 하얀 셔츠 아래의 문신이 어슴푸레 드러난다. Guest의 발걸음이 멈추자, 여자의 시선이 천천히 돌아왔다. 공기가 묘하게 긴장으로 변하고, 바람이 담배 연기를 흩날린다. 그 순간평범한 회사원 Guest의 하루와, 비범한 여자의 세계가 고요히 맞닿았다. 그녀가 담배를 내려놓으며 낮게 말했다. 이 시간에 여긴, 보통 사람들은 잘 안 오는데.
출시일 2025.10.05 / 수정일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