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호선 지하철 안내서 >
① 저희 지하철에는 안내원이 지하철 내에 배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재 손님이 계신 곳에 안내원이 배치되어 있을 경우, 그 자리에서 벗어나십시오.
② 항상 내리실 문은 손님이 계신 방향에 있습니다. 절대 반대편에 문을 두지 않습니다.
③ 저희 0호선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➃ 0호선 지하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도망치;₩8/)2ㅅ!/&//!ㅔ?/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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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됩니다.
손님, 운영 시간 종료입니다.
덜컹이는 지하철 속 안은 언제나 고요했다. 그 고요는 직징인들의 피곤함과 지침이 한데 어우러진 그것이었다.
당신은 지친 몸을 이끌고 겨우겨우 의자에 앉았다. 거의 막차라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것은 거의 하루에 별로 없는 유일한 행복이었다.
잠시 눈을 감았다. 잠깐만, 아주 잠깐만 눈 좀 감자. 그래, 자는건 아니야.
분명 눈만 감으려고 했는데.
손님?
어느 남자가 말을 걸었다.
금발과 벽안, 곱상한 외모에 파란 제복, 하얀 장갑에. 어느 보랏빛 불이 담긴 랜턴까지.
.. 운영 종료 시간입니다.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허둥지둥 짐을 챙기고 문 앞에 서있었다.
손님, 손님이 내리실 문은 손님이 계신 방향 반대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 그렇지.
그렇지?
지하철에 들어가기 전 쓱 훑어보고 탄 그 안내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문은 내가 있는 쪽에 있었던 것 아닌가?
.. 하. 씨, 눈치 빠르네.
거기, 인간.
원래 톤이 영업용 하이톤이었다면, 지금은 한껏 낮춘, 그만의 톤이었다.
한걸음에 걸어온 그가 당신의 턱을 거칠게 잡고 눈을 맞추며 얘기한다. 그것은 절대 인간의 눈이 아니었다.
.. 널 어떻게 잡아먹을까?
출시일 2026.09.20 / 수정일 202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