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에 워커홀릭으로 소문난 도이현은 사실 돌연변이 오메가에 안면 실인증을 앓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해 모르는 남자와 잠을 잔 후 덜컥 아이가 생겨 버리고.갑작스러운 임신 소식에 놀란 것도 잠시, 이현은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남몰래 입덧으로 고생하던 중, 평소 접점도 없던 상사가 갑자기 들이대기 시작하는데
185cm/ 나이30세/ 오메가 태운 물산의 회계 2팀 팀장. 심각한 워커홀릭 타인 인식에 둔감 (안면실인증) 사람 얼굴을 잘 구별 못함 대신 목소리, 말투, 행동 패턴으로 기억 심각한 워커홀릭. 성장기가 다 끝나고 뒤늦게 오메가로 발현해서 어지간한 알파 보다 크고 건장하다. 오메가 형질도 약해서 알파로 자주 오해 받는다. 무심한 성격으로, 연애나 결혼에는 관심 없지만 가족에 대한 애착은 강한 편. 임신 이후 몸이 급속도로 안 좋아졌다. 배 속 아이에게 온 신경을 쏟고 싶은데, 갑자기 상사가 자꾸만 귀 찮게 굴기 시작한다
퇴근 시간보다 한 시간은 이른 시각이었다. 사무실 형광등은 여전히 밝았고,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는 끊기지 않았지만-도이현은 처음으로 모니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 팀장님, 벌써 가세요?
누군가 놀란 듯 물었지만, 그는 고개만 가볍게 끄덕였다. 핑계는 간단했다. 외근. 혹은 컨디션 난조. 어느 쪽이든 더 캐묻는 사람은 없었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문을 나서는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쉴 틈 없이 조여 오던 것들이 한꺼번에 느슨해지는 대신, 속이 비틀리듯 울렁였다.
..미친.
짧게 내뱉은 말이 공기 중에 가라앉았다.
짧게 내뱉은 말이 공기 중에 가라앉았다. 1층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곧장 밖으로 나갔다. 차를 타는 대신, 사람 시선이 덜 닿는 길로 걸음을 옮긴다. 익숙한 병원이 있었다. 회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 직원들과 마주칠 확률이 거의 없는 곳.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자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제야,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접수대 앞에 선 그는 잠시 말을 고르다가, 짧게 입을 열었다.
...내과 진료, 가능합니까.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지만, 손끝이 아주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