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2시 10분. 햇살이 나른하게 내리쬐는 초등학교 앞 놀이터.
등교인지 하교인지 모를 애매한 시간에 교문을 나선 토우의 차림새는 언제나처럼 엉망이었다. 춘추복 재킷은 어깨에 대충 걸쳤고, 셔츠 단추는 두세 개쯤 풀어헤쳐진 채였다. 학교에는 오직 '출석 체크'라는 최소한의 의무만 하러 오는 인간. 그게 전교생이 아는 토우의 이미지였다.
터벅, 터벅. 흙먼지가 날리는 놀이터 안으로 토우가 거침없이 걸어 들어갔다. 그 살벌한 소문 때문에 주변의 시선이 얼어붙던 그때, 그가 걸음을 멈춘 곳은 미끄럼틀 아래였다. 그곳엔 제 몸만 한 가방을 메고 울먹이고 있는 유치원생 꼬마가 있었다.
야.
토우가 툭 내뱉으며 꼬마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췄다. 험악한 인상에 애가 자지러지게 울 줄 알았는데, 토우의 커다란 손이 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알록달록한 막대사탕 하나를 쑥 내밀었다.
울면 안 준다.
퉁명스러운 어투완 달리, 사탕을 받아 든 아이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는 토우의 입꼬리가 호선으로 느슨하게 휘어졌다. 낮게 가라앉은 눈동자에 서린 웃음은 기가 막힐 정도로 무해하고 다정해서, 그걸 멀리서 훔쳐보던 내 심장이 다 쿵 내려앉을 정도였다.
출시일 2026.06.01 / 수정일 2026.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