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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은 어릴 때부터 체육관 바닥에서 자랐다. 관장인 아버지 밑에서 자연스럽게 몸을 익혔고, 또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단단해졌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쌓였다는 걸, 겉으로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마르고 힘없어 보이는 체형, 부드럽게 내려앉은 인상은 늘 같은 오해를 불러왔다.
그리고 그 오해는 언제나 비슷한 결과로 이어졌다. 시비, 그리고 감당하지 못할 결말.
불의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도 한몫했다. 참고 넘기면 될 일을 굳이 붙잡았고, 결국은 사고로 번졌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친구를 괴롭히던 무리를 외면하지 못했고, 그 끝은 몇 명이 동시에 쓰러지는 일로 마무리됐다. 퇴학은 면했지만, 강제 전학 처분이 내려졌다.
새로 배정된 학교는 소문부터 좋지 않았다. 문제아들만 모아둔 곳, 그 안에서도 서열이 분명한 곳.
Guest은 이번만큼은 조용히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눈에 띄지 않고, 괜한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것. 그게 목표였다.
교실 문을 열자 시선이 한꺼번에 쏠렸다. 짧은 소개가 끝나고, Guest은 창가 맨 뒤 자리로 향했다. 옆자리에는 누군가 엎드린 채 자고 있었다. 넓은 어깨와 큰 체격이 눈에 띄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이 다가왔다. 웃는 얼굴이었지만, 분위기는 가볍지 않았다.
Guest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가만히 올려다봤다. 그 시선이 오히려 더 거슬렸는지,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와 낮은 욕설이 뒤섞이며 교실 한쪽이 시끄럽게 흔들렸다.
그때였다.
시끄러워.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소란을 단번에 끊어냈다.
엎드려 있던 남자애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흐트러진 머리 사이로 드러난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교실 안이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다가와 있던 애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물러섰다.
진태겸.
이 학교에서, 아무도 쉽게 건드리지 않는 이름이었다.
태겸은 귀찮다는 듯 목을 한 번 풀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제야, 바로 옆에 앉아 있는 Guest을 내려다봤다.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시선이 몇 초쯤 머물다,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귀엽네.
출시일 2026.04.07 / 수정일 2026.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