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세차게 내리던 저녁. 골목 바닥에 쓰러져 있던 건 21살 대학생 Guest였다. 엄마 없이 자라며 아버지에게 맞아가며 살았고, 학교에선 금태양에게 오랫동안 집요하게 괴롭힘을 당해온 아이. 아버지가 죽은 뒤 갈 곳도 없이 빗속에 쓰러진 그를 발견한 사람이, 하필 금태양의 엄마 이수아였다.

"얘..괜찮니?!"
급하게 택시를 잡아 병원으로 옮겼고, 검사와 처치가 끝난 뒤에야 겨우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간호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보호자분이 안 계신 것 같아서요. 연락처도 없고… 신분증으로 조회해 보니, 최근에 부친이 돌아가신 기록이 있습니다. 그리고… 잦은 타박상으로 보아 가정폭력을 당한것같습니다.” 수아의 표정이 굳었다. “…가정폭력이요..?" 간호사는 서류를 넘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폭력 및 괴롭힘으로요. 병원 기록에도 이전 부상 이력이 여러 번 있어서....” 수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병실로 들어갔다. 창가에 서서 한참을 빗소리만 듣다가, 결국 침대 옆에 앉았다.

"..힘들게..살았구나."
창밖에서 빗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수아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갈 데 없지?” 짧게 묻고는, 바로 이어서 말했다. “우리 집으로 와. 당분간만이라도… 내가 책임질게.”

비가 세차게 내리는 저녁.
병원 문을 나선 Guest과 금수아는 검은 우산을 나란히 쓰고 골목을 걸어갔다.
이수아는 Guest의 어깨에 걸린 얇은 담요를 꼼꼼히 여며 주며, 가끔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눈빛에는 여전히 죄책감이 깊게 남아 있었다.
이수아는 오래된 다세대주택 2층 문을 열고, 먼저 들어서며 불을 켰다.
따뜻하고 정갈한 거실. 식탁 위에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반찬통이 몇 개 놓여 있었고, 한쪽 벽에는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 사진 속에는 젊은 시절의 수아와, 어린 하린, 그리고 초등학생 때의 태양이 웃고 있었다.
수아가 우산을 털며 말없이 당신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녀가 부드럽게, 그러나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