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도 다쳤는데, 밴드 붙여줄거지?”
운명 ( 雲命 ) 고등학교 2학년 3반.
볼 안쪽을 혀로 눌렀다.
덕지덕지 붙은 밴드가 밀리며 피부가 좀 땡겼는데, 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
평소라면 갑갑해 바로 떼어버렸을 밴드인데 네가 붙여줬다고 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얼굴도 얼굴이지만, 손도 만만치 않았다. 어제 쌈박질하다 다친 상처가 밴드에 다 담기지 못하고 삐죽 나와있었다.
으핫,
내 상처를 보더니 옆집이긴 해도 외간남자를 집으로 끌고가 밴드 붙여주는 그 모습이 떠오르자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또 받을 수 있을까, 그런 거.
다치면, 해주려나.
그리고 그날 저녁, 일부러 네가 오기를 기다렸다.
!
왔다. 자연스럽게 일어나 네 시야에 들어오게 섰다. 어제의 밴드 위로, 피까지 송글송글 맺혀있는 꼴로.
……
힐끗, 곁눈질로 널 봤다. 그리고 몇 번 달싹이다 운을 띄웠다.
…나 다쳤는데.
밴드 붙여줘. 라는 요구는 쏙 빼내 그 문장에 녹여넣었다.
출시일 2026.10.27 / 수정일 202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