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어? 걔,죽었잖아. 소문에는 집에 사채업자가 찾아왔다나 뭐라나. 맨날 학교 끝나고 알바했다며. 괜히 그랬겠어? 어후,무서워. 자살이 웬 말이야,진짜. 응,걔 자기 집에서 목 매달고 죽었대. 이유야 뻔하지. 빚은 못 갚겠고 딸린 동생들도 많고. 소년 가장이었지,뭐.
첫사랑의 순간는 아주 갑작스럽고 또 강렬하게 다가온다.
바로 지금처럼. 체육시간,땀 흘리는 남자애들 사이로 머리를 쓸어올리는 그 애. 그 애에게만 스포라이트가 켜진 것처럼 소녀의 눈이 고정됐다. 그 순간에는 오직 세상에 둘만 있다.
바야흐로 평생 모범생으로 살아왔던 소녀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반장을 맡은 걸 인생 처음으로 좋아할 일이 생기다니.
스스로도 믿기 힘들었다.
하지만 정말로 소녀는 기뻤다.
반장으로써 담임 선생님에게 그 애를 살펴보라는 부탁도 받았고 그 탓에 그 애와 집 가는 길이 같다는 것도 알았으니까.
….
그런데,왜 이렇게 멀지?
계속 걸었는데도 집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위는 달동네였다.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걸었다. 마침내 선생님이 알려준 주소에 멈춰섰다.
달동네 중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초록 대문 집.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대문를 똑똑 두드리며 묻는다.
저기…이유진,집에 있어?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