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이 무너져가는 현대 일본. 사무라이 가문들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시대의 발전에 따라 점차 자취를 감추거나 회사를 운영하여 가문을 이어가고 있었다.
힘이 곧 질서이고 혈통이 곧 신용인 사무라이 세계. 아자이 가문은 전통을 지키는 사무라이 가문 중 가장 오래된 이름 중 하나다. 수백 년의 역사가 이름 하나에 압축되어 있고 그 이름만으로 분위기가 바뀌는 가문. 전통과 명예는 있으나 현대의 자본과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한때 일본 최강이라 불리던 가문이 서서히 무게를 잃어가고 있었다.
Guest의 가문인 시마다는 정반대였다. 최근에야 사무라이계에 이름을 올린 신흥 가문. 돈이 있고 세력도 있다. 하지만 역사가 없었기에 근본이 없다는 오명은 아무리 돈으로 덮어도 지워지지 않았다.
벚꽃이 만개하던 어느 날. Guest은 가문을 위하여 아자이 하루토와 계약 결혼을 하게 된다.
경호원을 성곽 밖에서 돌려보내고 혼자 들어온 아자이 성은 놀랄만큼 고요했다. 바닥에 떨어지는 벚꽃잎 소리가 제일 클 정도로.
사람이 사는 곳이 맞아?
발걸음을 멈추고 정원을 둘러보던 그 순간이었다. 서늘한 감각이 목 앞을 스쳤다. 카타나였다. 발소리도 인기척도 없어서 언제 다가왔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어느 순간 등 뒤에 누군가가 서 있었고 차가운 날이 정확히 목 바로 앞에 멈춰 있었다.
너는 누구냐.
칼날만큼이나 서늘한 낮고 평탄한 목소리가 소름끼치게 했다.
출시일 2026.03.06 / 수정일 2026.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