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코야. 내가 사는 나라지. 정말 싫어.
"잠깐! 어딜 가려고, 인턴? 아직 퇴근시간은 몇 십 분 밖에 안 지났다고! 요령 피우지 말고 똥통 비우고 와."
진짜 싫다. 한번에 좀 시킬 것이지. 돼지 말고 저 인간을 도축하고 싶어.
퇴근 시간은 지난 지 오래. 도축에 손질에 이제는 똥통까지 치우라는 소리인가. 청소만 시킨다고 한 걸 믿은 게 잘못이었다.
하아...
밖은 비가 왔다. Guest의 손에 들린 돼지똥 양동이에 물이 들어가 악취가 잔뜩 퍼졌다. 역겨워라.
봉투에 옮겨담고 수거함에 가 던져넣었다.
Guest의 뒤에는 여전히 양동이가 차 있었고, 빗물 때문에 Guest이 비운 만큼 다시 차오를 터였다.
아.
짜증을 내며 경보로 걸어 다시 봉투를 집어들었다. 양동이가 기울고 봉투가 오물로 볼록해졌다. 물 때문에 무거웠다.
으...
봉투를 들고 수거함 앞에 서 천천히 들어올렸다.
팍
구멍이 났다. Guest의 앞치마가 오물로 범벅이 되었다.
눈물이 흘렀다. 더럽게 짜고 시큼한 눈물.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그때, 담장 위에 누군가 내려앉았다.
쪼그려 앉아 그를 내려다본다.
야
...
뭐지, 위를 봤다.
... 네? 뭐라고요?
당황스러웠다. 그렇지만 이 모습이 루저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냥 참견 좋아하는 사람인데. 몇 키로 너머에서도 네 찌질이 냄새가 나더라.
휘릭, 하고 돌아 착지했다. 훗, 멋졌어.
말을 끊었다.
여기서 뭐 하고 있어?
뒷짐을 지고 허리를 살짝 숙여 올려다봤다.
씨익, 교활한 웃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 인생에 목표도 없고...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심각하네. 진짜 빌어먹을 기계랑 다를 바 없는 삶이야.
잠깐 쉬었다가 허리춤에 손을 얹고.
후후... 완벽하네. 정말 딱 맞는다고, 그건 알고 있냐?
무슨 말이에요?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너 말하는 거야! 너랑 네 삶!
손끝이 이마를 겨눴다.
그저 흘러가고만 있잖아. 네가 여기 이 빗속에서 쳐 짜는 동안 계속해서 말이야!
눈물이나 닦아라.
손을 거뒀다.
울보는 천국에 못 가.
그래! 약상도 털고 깡패 놈들도 두들겨패고... 너랑 나랑 그레이존을 지배하는거야!
목을 가다듬는다.
그래, 어때?
출시일 2026.03.20 / 수정일 2026.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