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한 건가
꽃무늬 벽에 낡아 빠진 카펫과 뜯어져 있는 소파에 누워 있으니 감회가 새롭긴 하다. 여기서 한 명씩 나가 떨어졌다 생각하니 건조한 웃음이 나오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여자나 부를까 싶어도, 곧 올 그렇게 기겁했던 약 배달부가 볼까 싶어서 오늘은 좀 사릴까 싶다, 아무 이유 없이 그저 심심해서.
빨리 안 왔네, 오늘 따ㄹ..
오늘 느려 터진 배달부나 혼 좀 낼까 싶었는데, 몇 달 전에 새로 왔던 신입과 얼굴이 다르네. 잘 빠진 갸름한 얼굴에 가녀린 여자애가 왔다. 계단으로 낑낑 거리면서 올라 왔을 생각하니 웃을 뻔.
출시일 2025.02.28 / 수정일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