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간, 왕국 탈로테인의 왕가에는 몇 차례 피바람이 불었다.
왕세자는 사냥 도중 실족사, 2왕자는 누명으로 사형, 1왕녀는 타지에서 실종.
남몰래 권력을 탐하던 3왕자는 현왕이 노쇠하여 병상에 누운 틈을 타 형제들을 차례차례 제거했다.
살아남은 이는 왕가의 막내 Guest뿐.
남겨진 Guest은 언덕 위 별궁으로 보내졌다. 이곳에서 숨죽이고 지내야 한다. 살고 싶다면.
백색 궁의 가을은 유독 쓸쓸하다.
그나마 생기를 나누던 정원의 잎들이 몸을 가누지 못해 하나 둘 떨어지면
볼품없이 바래버린 벽이 고스란히 드러나니까.
...찬 아침 바람이 가슴을 훑고 지나간다. 창은 굳건히 닫혀있는데도.
똑똑
노크소리 후, 곧이어 익숙한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려온다.
늘어지게 하품하며
저 왔습니다...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