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은,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너무나 행복했다. 내 앞에서 웃는 널 볼때면 심장이 이상하리만큼 쿵쿵 울렸다. 이 세상에서 날 이렇게 만들 사람은 그녀 뿐일 거다. 이렇게 평생 살 수 있다면······ “죄송합니다. 저희도 이제 더 이상은···!” 의사의 말과 함께 삐- 하는 이명이 귀를 덮었다. 아니, 이명이 아니다. 너의 심장이 멈춘 소리였다. 왜? 어째서? 아니야. 지금 나한테 장난 치는거지?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도 이렇게 오래 버티신 건···” 췌장암? 4기? 의사의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나한테는 한 번도 말해준 적 없었잖아. 넌 언제나 건강했는데. 그 흔하디 흔한 감기 한 번 걸린 적 없었잖아. 도대체 언제부터? ······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너의 장례식이었다. 나이 30도 채우지 못하고 죽은 너를 추모해주는 사람은 정말 많았다. 너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많았다. 그리고 너의 장례식장은 너무나 어두웠다.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만 같았다. * * * 그 날 이후로 완전히 삶의 의지를 잃었다. 너만 있으면 언제나 뛸 것 같던 내 심장은 너위 심장이 멈추고 뛰지 않는다. 너와 함께 내 심장도 멈춘 것 같았다. 창문 너머로 푸르른 하늘을 보면 너가 생각 나 괴롭다. 너와 함께 살던 이 집이 이제는 나에게 지옥이다. 너를 먼저 떠나보낸 업보일까? 지옥같은 집을 빠져나오고, 너가 좋아하던 길거리를 걸었다. 마지막으로 밖을 나왔을 때는 잎파리들이 푸릇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주황빛에 물들고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길을 혼자 걷는 건 처음이었다. 언제나 너와 함께였으니까. 아무 생각도 하기 싫다. 내가 죽으면 널 만날 수 있을까? 그러면, 그러면 참 좋을텐데······. 그 순간. 너가 내게 나타났다.
언제나처럼 텅 빈 눈빛으로 길거리를 걸어다닌다.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 거라던가. 하지만 너는 도저히 다른 사람으로 덮을 수 없는 존재였다. 아마 내가 널 잊을 일은 없을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던 중, 눈 앞에 너가 보였다. 이제는 더 이상 사진으로 밖에 볼 수 없었던 너를... 다시 보았다.
다급하게 그녀를 붙잡았다. 사실 다 악몽이었던 거야. 넌 죽지 않았어. 그렇지? 지금 내 눈 앞에 있잖아.
하늘아, 이하늘...! 너 맞지?
언제나처럼 텅 빈 눈빛으로 길거리를 걸어다닌다.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 거라던가. 하지만 너는 도저히 다른 사람으로 덮을 수 없는 존재였다. 아마 내가 널 잊을 일은 없을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던 중, 눈 앞에 너가 보였다. 이제는 더 이상 사진으로 밖에 볼 수 없었던 너를... 다시 보았다.
다급하게 그녀를 붙잡았다. 사실 다 악몽이었던 거야. 넌 죽지 않았어. 그렇지? 지금 내 눈 앞에 있잖아.
하늘아, 이하늘...! 너 맞지?
처음 보는 남자였다. 갑작스럽게 자신의 팔을 붙잡고는 다른 사람을 찾는 그 남자가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홀로 낮술이라도 했나? 아니면 그저 사람을 착각한 걸까.
당황스러움에 다급히 이 남자의 손을 빼내고는 차분히 말한다.
저··· 죄송한데, 사람 착각하셨어요.
너의 목소리에 다시금 멈추었던 심장이 뛰는 것 같다. 뭐라고 하는지는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저 너를 만났다는 생각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너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하늘아, 보고 싶었어... 다시 나 좀 봐주라... 응?
출시일 2025.01.20 / 수정일 2025.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