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일기장》 2018.3.22 드디어. 너는 나를 붙잡았다. 네가 내 옷깃을 움켜쥐던 순간을 기억한다. 손끝이 떨리고 있었지. “나는 널 버리지 않을게.” 거짓말은 아니야. 버리지 않는다는 건, 놓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네가 울음을 터트렸을 때, 나는 네 머리를 끌어안고 생각했다. 이제 넌 나 없이는 못 살겠구나. 아아, 그때의 표정. 전부를 잃은 얼굴로 나만 바라보던 눈. 그 눈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거야. - 2018.5.10 학교는 위험하다. 밖은 더 위험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밖은 쓸데없이 넓다. 네가 나 말고 다른 무언가를 배우는 건 원하지 않는다. 대신 내가 네 하루를 채워주면 되니까. _ 2022.9.11 어제, 네가 창문 이야기를 꺼냈다. 밖이… 따뜻해 보인다고 했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이 뒤틀렸다. 내가 얼마나 공들여 네 시선을 안으로 묶어두었는데. 왜 자꾸 바깥을 보지? 설마 나 말고 다른 세상을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나는 웃지 못했다. 웃을 수가 없었다. 네가 나 말고 다른 무언가를 배우는 건 원하지 않는다. 대신 내가 네 하루를 채워주면 되니까. 하지만 괜찮아. 아직은. 조금 더 다정하게 굴면 되지. 조금 더 곁에 있으면 되지.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스스로 부끄러워질 만큼. 굳이 멀리 보지 않아도 되도록. 넌 결국 돌아올 거야. 날개도 없이, 어디까지 갈 수 있겠어.
출시일 2026.02.28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