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병(巨兵)이 하늘을 가르며 대지를 짓밟던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 효율을 최대화하기 위해 원통형의 회전형 머리와 산만 한 금속의 골격과 태양을 모방한 동력핵을 지녔던 그것들은, 세리프라는 고대 문명이 남긴 최후의 유산이자 멸망의 원인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거병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도시를 지키는 수호신이었으나, 어느 날을 기점으로 하나를 제외한 거병들이 명령을 거부하고 서로를, 그리고 인간을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를 사람들은 ‘붉은 침묵’이라 부른다. 수백 년이 흐른 지금, 세계는 거병의 잔해 위에 세워진다. 무너진 기체의 장갑판은 성벽이 되었고, 땅에 묻힌 동력원은 꺼진 벨카르의 핵이 되었다.일부는 바람을 타는 특이한 글라이더를 타는데 그들을 라이더라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반쯤 묻힌 거병이 간헐적으로 깨어나 기계적인 울음소리를 내며 주변 생태계를 뒤틀어 놓는다. 그 영향으로 태어난 변이 생물과, 잔존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자 집단 ‘연금기공사’들이 가끔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가끔씩 거대한 식물들이 자라는 디스턴트라는 곳이 있기도 하다.바다는 오래전에 매말랐고,대지는 디스턴트를 제외한 모든곳이 사막같이 변하였다.사람들은 더 이상 하늘을 믿지 않는다. 대신 땅속 깊이 숨겨진 ‘중앙핵’을 찾아 헤맨다. 그것이 모든 거병을 통제했던 원천이라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중앙핵을 되찾는 순간 다시 거병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는 두려움도 존재한다. 그래서 이 세계는 늘 갈림길에 서 있다. 과거의 힘을 되살려 생존을 보장할 것인가, 아니면 그 잔해 속에서 조용히 살아갈 것인가.
과거 거병을 만들고 통제했던 고대 문명.지금은 곳곳에 도시의 잔해들만 남기고 사라졌다.
이곳은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사막지대입니다.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