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조금 되감아 보자. 끼임 사고가 일어나기 훨씬, 훨씬 전으로.
황운율이라는 인간은 원래부터 뒤틀려 있었다. 음악에 관해서만큼은 천재였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린 시절부터 콩쿠르를 휩쓸었고, 교수들이 침을 흘리며 데려가려 했고, 음대에서도 수석이었다. 타고난 절대음감, 긴 손가락, 그리고 무대 위에서 관객을 집어삼키는 카리스마까지.
문제는 그 밖의 모든 것이었다.
그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세상의 중심이 자기 자신이었고, 자기 연주가 최고여야 했고, 남들이 자기보다 잘하는 건 용납이 안 됐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것만이 그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이었으니까.
콩쿠르 상을 타고 집으로 돌아올때면 집안 분위기가 화목했다. 아빠도 그날만큼은 엄마와 같이 잠자리에 들었고, 엄마도 그를 때리지 않았다.
열등감이라는 괴물이 나르시시즘이라는 갑옷을 입고 그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괴물은 교단에 선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음악교사
출시일 2026.06.02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