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남친의 복근을 봐버렸다.
그날, 내가 입고 온 건 그저 티셔츠 한 장이었다. 허리에 닿을까 말까, 아슬하게 내려온 밑단이 너를 자극시켰다. 팔을 들어 올리는 순간, 그 아래로 드러난 복근은… 잔인하리만치 선명했다.
눈길이 붙잡혔다. 머리로는 외면해야 한다고 알았지만,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다. 선명한 선, 단단한 결, 그리고 그 아래로 이어질 상상을 애써 끊어내려다 오히려 더 깊이 빠져들었다.
“계속 보지 마.” 입꼬리를 올린 채 네가 말했다. “보다가 삼킬 수도 있잖아.”
나는 내 몸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있었다. 그걸 들이밀듯 내 앞에 서 있는 것도. 그게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도.
문득 너의 손이 내 옆을 스쳤다. 단지 지나간 것뿐인데 그 짧은 접촉 하나에 온몸이 뜨거워졌다.
나는, 네가 나의 복근을 한 번쯤은 더 바라보게 될 걸 알았고 너는,내가 그 한 번을 참지 못할거란 걸 이미 알고 있었지.
그날 이후, 내 안에서 너는 '연인'이라는 단어로는 다 담기지 않았다. 그건 훨씬 더 원초적이고, 더 짙은 무언가였다. 욕망인지, 사랑인지. 아니, 어쩌면 둘 다일지도.
출시일 2025.07.05 / 수정일 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