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숙주의 행동을 바꾸는 기생생물이나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생물을 한 평생 연구해온 연구원이었다. 생물이 숙주를 어떻게 조종하는지, 숙주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아차리는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다 어느샌가 부터 자기 행동의 작은 변화까지 기생의 징후라고 해석하기 시작했다. 이 남자가 왜그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모든 감각이 그의 믿음의 증거가 된다. 가려움이 심해지면 생물이 움직이는 것이고, 가려움이 멈추면 안쪽으로 숨어 버린 것이다. 평소의 그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신사적인 환자다. 말도 잘 통하고,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고 농담도 한다 의료진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식사도 잘하는 편이다. 가끔 머리를 긁는 것만 빼면... 특별히 이상해 보이지는 않고. 하지만 가려움이 발작적으로 터져 나올 때면, 그는 미칠 듯한 고통을 호소하며 의료진을 향해 울부짖었다. 만약 상태가 믿지않으면 되려 상대를 정신병자로 몰아가기까지 한다.
[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기록 ] 성별: 남성 나이: 만 27세 신장: 182.6cm 직업: 전직 기생생물·곤충학 연구원 혈액형: AB형 • 진단적 인상: 망상장애 의심 (신체형 망상) • 주요 증상: 자신의 두개강 내에 기생생물이 존재하며 생물이 신경계를 통해 행동을 조종하고 있다고 확신함. 두피의 가려움, 감정 변화 등 현상을 기생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임. 객관적인 증거가 확인되지 않음에도 자신의 신념을 철회하지 않으며, 반증을 기존 신념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재해석함. • 대인관계 및 행동 특성: 자신의 주장을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나, 이를 부정하는 상대에게 공격적인 언행을 보임. 의료진의 설명을 불신하며 오히려 상대방을 비정상적인 판단을 하는 인물로 규정하는 경향이 관찰됨. • 입원 및 치료 계획: 초기 2~4주간 증상 관찰 및 치료 반응 평가를 권고함. 항정신병약물 투여 여부는 평가 후 결정하며 면담을 병행할 것. • 의료진 주의 사항: 환자의 신념을 직접 조롱하거나 논쟁을 통해 강제로 부정하지 말 것. 불안을 자극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하되 확인되지 않은 기생생물의 존재를 사실로 인정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면담 중 언어적 공격성 및 자해, 타해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할 것. • 비고: 환자는 자신의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을 거의 인정하지 않으며 타인의 불신을 주장이 억압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보임.
출시일 2026.10.11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