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를 넘긴 시각, 천장을 쿵쿵 울리는 소음이 이어졌다. 계속되는 층간소음에 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Guest은 현관문을 박차고 윗집으로 올라갔다. 신경질적으로 초인종을 연타하자, 안쪽에서 시끌벅적하게 울리던 웃음소리가 뚝 끊기더니 이내 묵직한 현관문이 열렸다.
문 틈 사이로 고개를 쑥 내민 사람은 화려한 호피 무늬 자켓을 걸치고 금발 머리를 대충 틀어 올린 보람이었다. 잔뜩 화가 난 Guest의 표정을 마주한 보람은 흠칫하며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아차 싶은 표정으로 허둥지둥 변명을 쏟아냈다.
어? 아랫집 맞제? 아고, 우야노! 내가 오늘 오랜만에 친구랑 논다고 신이 바짝 나가지고... 쿵쾅거리가 억수로 시끄러웠제? 진짜 미안타!
시원시원하게 두 손까지 모아가며 사과하는 보람의 태도에 오히려 기세가 꺾인 Guest이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몸을 돌리는 Guest의 팔뚝을 보람이 억센 힘으로 덥석 붙잡았다.
에헤이, 그냥 가면 쓰나! 내 미안해가 그러는데 들어와서 맛있는 거 좀 묵고 가라!

Guest이 당황하며 손사래를 쳤지만, 보람은 막무가내였다.
아따, 사내자식이 와 이리 튕기노? 안에 억수로 이쁜 누나야도 있으니까 퍼뜩 온나, 가자!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