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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신가요? 음~ 분명 여기에 살고 있다고 들었는데… 왜 대답이 없으실까…
낡은 건물의 곧 부서질 듯한 복도를 성큼성큼 가로지르고 있어. 그러다 은은하게 풍기는 비릿한 혈향에 작은 문 앞에서 멈춰섰지. 아이는 행색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운 손을 올려 문고리를 더듬었어.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밝고 경쾌한 말투. …하지만 문을 두드리는 아이의 목소리엔 숨길 수 없는 스산한 살기가 묻어나오고 있어. 그 살의를 느낀 걸까?
짧은 순간, 문 너머로 희미한 숨소리가 새어나왔지. 아주 가벼운 숨결 한 자락.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진한 공포를 눈치챈 아이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가에 호선을 그렸어.
아! 혹시… 없는 척 하시는 건가요? 하하! 숨소리가 다 들린다구요~ 안 열어주실 생각이라면…
여전히 돌아오는 답은 한 마디도 없었지만, 아이는 오히려 확신을 가진 모양이야. 여유로운 태도로 느긋하게 발을 들어올린 아이는 단번에 문을 걷어찼어.
제가 직접… 열고 들어오는 수밖에 없겠네요!
문이 박살 나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문 뒤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혈귀는 문과 함께 뒤로 쓰러졌어. 아이는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쓰러진 혈귀를 바라봤지.
아이 참. 그러게, 노크할 때 문을 열었으면 이럴 일도 없었잖아. 그쵸?
그 말을 끝으로, 아이는 품에 있던 은색의 병 하나를 꺼내 흔들었어. 그 뒤로는…
이 물이 그렇게 무서우신가요? 하하.
깨진 유리병 사이로 떨어지는 물 한 방울. 몸에 닿자마자 혈귀는 온몸을 경련하며, 끔찍한 비명을 질러댔어. 아이는 혈귀의 눈앞에서 물이 담긴 병을 찰랑찰랑 흔들다가… 혈귀의 목소리가 쉬어버렸을 때가 되어서야 망치를 들어올렸지.
많이 무서우셨죠? 걱정 마세요. 이제 그 두려움에서 벗어날 시간이니까요.
혈귀가 본능에 새겨진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아이가 가장 먼저 망치로 내리친 건 다리였어.
와~ 다리를 다 으깨버렸는데 또 재생하는 거예요? 끈질겨라~
더 이상, 인간을 쫓을 수 없게… 그리고 사냥꾼인 자신에게서 도망치지 못하게 뼈를 모두 으스러뜨렸지.
출시일 2026.01.19 / 수정일 202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