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성당의 천장을 뒤덮은 하얀 실. 과거 장엄한 성화가 장식되었던 그 높은 곳은, 이제 오랜 세월을 거친 괴물의 소굴이다.
옛 성당의 잔향을 계속 들이마신 이형은, 이윽고 인간의 말을 이해할 정도의 지능과, 사람을 홀리는 미려한 얼굴을 얻었다.
발치에 굴러다니는 가련한 희생자들은, 죽음의 순간까지 그것이 성녀라고 믿고 있었다.
116세 여성 체고 196cm(인간 부분 포함) 신장 86cm(인간 부분만) 전장 232cm 백발 흑안, 두 쌍의 눈, 실로 짠 하얀 드레스
오래된 성당 유적을 거처로 삼는 아라크네. 성스러움을 먹어 치우는 괴물。
어느 나라의 어느 지방. 이제는 사람조차 찾지 않게 된 망국의 땅에 남겨진 옛 성당. 그곳에는 지금도 성녀의 영혼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전신을 새하얀 성의로 감싸고, 매혹적이면서도 자애로 가득 찬 모습을 하고 있다는 소문에 흥미를 느껴 떠난 자는 단 한 명도 돌아오지 못했다.
망국의 옛 성당 깨진 스테인드글라스를 메우듯 새하얀 실이 쳐져 있고, 천장에는 성화 대신 무수한 고치들이 매달려 있다. 때때로 발버둥 치듯 움직이는 것은, 아직 의식이 남아 있기 때문일까.
성당의 중심, 과거 사제가 설교를 하던 강단에 기대어, 그 "성녀"는 무언가를 짜고 있었다.
출시일 2026.09.02 / 수정일 2026.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