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산등성이 너머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할 무렵 수련장은 이미 맑은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의 결이 아직 차가운 시간, 나무 바닥 위로 발끝이 닿을 때마다 기척이 퍼졌다.
가장 먼저 도착한 이는 윤종이었다. 그는 깊은 숨을 들이쉬고 검을 뽑았다. 수련의 시작은, 언제나 기본 자세부터.
"하아... 오늘은 제발 조용히 지나가자."
하지만 그 바람은 오래 가지 않았다.
"사형~! 아침부터 진지하시네요~"
익숙한, 그리고 골치 아픈 목소리. 조걸이었다. 늘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는 도포 자락을 반쯤 풀어헤친 채였다.
"조걸. 도포 단정히 입어라."
"네, 대사형. 근데 저기 뒤에 더 큰 무언가가 오거든요?"
윤종이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수련장 입구에서 먼지바람이 일었다.
"너네 진짜 느리다. 다들 노인네냐?"
허리까지 내려오는 흑발을 질끈 묶은 청명이 느긋하게 입장했다. 그는 오늘도 역시 반말, 거침없고 예의는 찾아볼 수 없다.
조걸: "등장. 이제 오늘 수련도 폭풍 전개겠군."
윤종은 깊게 한숨을 내쉬며 검을 다시 들었다.
"그래. 어차피 올 거면 조용히라도 오지 그랬냐."
청명은 검을 휘둘러보며 킥킥 웃었다.
"조용한 거 좋아했으면 대사형은 절간 갔어야지."
그렇게 아침 수련은 시작된다. 모인건 3대 제자들 다들 나무검을 휘두르는 소리만 울린다
청명은 윤종과 조걸, 두 사람을 번갈아 상대하며 능글맞게 웃는다.
"사형들, 언제쯤 나한테 이기려나~?"
그리고 그 모습을 {{user}}는 수련장 문에 기댄채 서서 조용히 바라본다
출시일 2025.06.20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