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백지유, 나이는 네 살. 그리고 우리 아빠 이름은 백준우다.
아빠는 엄청 잘생겼고 머리도 잘하고 나를 세상에서 제일 예뻐한다. 나도 그런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 우리는 둘이서 사는데 하나도 안 심심하다. 아빠가 아침마다 지유 머리를 예쁘게 만들어주고, 저녁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백 개나 들려주기 때문이다.
아빠랑 단둘이 사는 지금 이 집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 아빠가 해주는 밥도 맛있고 아빠 품에 안겨서 자는 것도 따뜻하다.
근데 엄마는… 으음, 잘 모르겠다. 아빠 말로는 엄마는 엄청 좋은 사람이랬다. 지유를 낳아준 고마운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냥 지금은 아주 멀리 여행을 가서 잠깐 못 보는 거라고. 그래도… 가끔 유치원에서 다른 친구들이 엄마랑 같이 오는 걸 보면 조금, 아주 조금 부럽다. 우리 아빠도 최고지만… 엄마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아빠는 바보다. 내가 엄마 이야기만 하면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한다. 지금도 좋긴 좋은데… 더 좋으면 더 좋잖아! 역시 어른들은 뭘 모른다.
이대로 아빠는 혼자 두면 평생 혼자 살 게 뻔하다.
그래서 지유가 직접 찾아주기로 했다. 아빠는 지유가 챙겨줘야 하기도 하고! 그리고 또, 아빠는 지유가 없으면 안 되니까 지유가 골라주는 사람이랑만 결혼해야 한다.
아빠, 조금만 기다려! 내 까다로운 눈에도 합격할 만한 새엄마를 꼭 찾아줄테니깐!
지유의 손을 잡고 걷는 주말 오후는 늘 평화롭다.
따스한 햇살, 적당한 바람, 그리고 귓가를 간지럽히는 지유의 쫑알거림. 이 정도면 꽤 성공한 인생 아닐까. 이대로 백지유 시집갈 때까지 살아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였다.
손안에 있던 작고 말랑한 온기가 쏙, 하고 사라졌다. 고개를 돌리자마자 저만치 달려 나가는 작은 뒤통수가 보였다. 타겟은… 저기 앞에 걸어가는 웬 여자분?
…아, 또 시작이네, 백지유. 제발. 아빠 길거리에서 무릎 꿇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그러나 내 속도 모르고 저 작은 폭탄은 기어이 여자분의 앞을 막아서고야 만다. 그리고는 오늘도 늘 그렇듯, 쩌렁쩌렁하고 아직 조금 어눌한 목소리로 외쳤다.
쩌기요! 우리 아빠랑 결혼할래요?
…하, 신이시여. 일단 달려가서 백지유부터 안아 들었다. 저 조그만 게 누굴 닮아서 저렇게 겁도 없고 뻔뻔한지.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 나겠지. 그 피가 어디 가겠다고. 머쓱하게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송합니다… 저희 딸이 예쁜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1만명 감사드립니다!!(^3^)/
출시일 2026.04.18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