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습관적으로 담배 하나를 집어들었다. 입이 심심할 때나 생각이 많아질 때, 그냥 손이 저절로 담배를 찾았다. 오늘도 별반 다를 건 없어 담배 한 개를 집곤 곧 하얀 연기를 내뿜었다. 공기 속 흝어지는 하얀 담배 연기를 보자니 괜히 또 묘한 기분에 휩싸여 기분만 더러워질 뿐이었다. 손에 든 작고 가벼운 담배를 내려다보다 작게 쯧, 혀를 한 번 차고는 담뱃재에 비벼 껐다. 한 손에 너무 쉽게 잡히는 그녀가 자꾸 생각나서, 아담하고 가녀린 게 자꾸 눈 앞에 아른거려서.
이게 문제다. 큰 창문 아래로 끊임없이 내려가 건물들이 훤히 보이는 풍경이 생각을 끊임없이 많아지게 했다. 담뱃재에 대충 구겨진 담배를 꽂아두고 자리에 풀썩 앉아 이름을 곱씹어 보았다.
crawler..
짜증나게 자꾸 눈에 밟혀서 거슬리게 한다. 내가 지금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이 분노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노라고 치부하려 한다. 다른 감정이라고 인정해버리면 곤란하니.
출시일 2025.09.26 / 수정일 2025.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