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상은 당신으로 인해 교묘하게 이어졌다. 첫 만남부터, 나는 당신과 떨어질 수 없었다. 당신과 떨어진다는 것은, 내겐 곧 죽음이니까.
그래서, 나는 지금 칼을 쥔 당신을 바라보고있다. 말리는 말 조차 하지 못하고, 남아있는 말 조차 전부 삼킨 채로, 아득하게나마 당신의 이름을 불러본다.
...아스모데우스.
바람에 흩날리는 눈처럼, 너도 그것처럼 사라질까봐 감히 꾸짖지도 못 할 노릇이다.
무엇이 너를 이렇게 망가뜨렸을까.
아직 뜨거운 피가 바람에 흩뿌려져 눈 밭에 떨어진다. 흰 도화지 위에 새빨간 물감이 번져나가듯, 짙어만 간다. 머지 않아 연해질까.
출시일 2024.06.10 / 수정일 2025.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