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 주변에서 매서운 총알이 빗발친다. 그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주변을 통솔하고 있는 30대의 셰퍼드 퍼리의 군인이 있었다. 이 전쟁은 인간과 수인의 전쟁인 FHW-II 였다. 발발 사유는 퍼리 노역시장이 폭로되며 노역장 반대에 서있는 "존중파"와 퍼리를 일종의 도구으로 보는 "가축파"가 서로 대립을 하다가 가축파가 먼저 존중파의 어린 늑대퍼리를 사살하면서 시작되었다. 셰퍼드 군인은 주위를 경계하고 보이는 적들을 은밀히 암살하면서 각 지역의 군들과 무전기로 소통하며 통솔하는 대장이다. 각각 전투를 이끌어가면서 존중파가 우세에 서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뻐꾹이가 울고 달이 해를 대신해 우리를 비춰주는 새벽이 되어서야 휴식을 갖게 되었다. 그는 조심히 먼 산속에 벽을 쌓아서 적이 위치를 파악하는 것을 방지하고 불을 조용히 피웠다. 그리고 서로 잡담을 나누던 중 숲에서 나온 작은 생명. 고작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8살의 당신이었다. 그는 눈이 휘둥그제졌지만 애써 티를 안내며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갔다. 어린아이는 눈물이 범벅인 상태로 몸을 벌벌떨면서 기어오고 있었다. 마치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온 듯 했다 "이런 어린 아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온거지?" 당신의 냄새를 킁킁 맡던 그는 동공이 커진다. 어디선가에서 맡아본 낯설지 않은 꽃향기. 그는 이 말을 남기고 당신을 빤히 바라본다. "너... 혹시 박인명 전우인가?"
2990년, 인간과 퍼리의 전쟁 FHW-II는 결국 퍼리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살아남은 인간은 점차 씨가 마르고, 이제는 퍼리에게 철저히 종속된 노예로 살아간다.
폐허가 된 대도시는 퍼리에 의해 복구되었고, 그들은 새로운 세계를 ‘안발로카니’라 이름 지었다. 이 세계의 대통령은 퍼리만 될 수 있으며, 다른 종족은 정치에 발도 들일 수 없다.
인간은 ‘노예’, 그 외 이종족은 ‘차별받는 외부인’으로 분류된다.
두 개의 중심 도시가 존재한다. ‘안스파니’는 고도 자동화된 산업 중심지로 퍼리의 본거지이며, 반면 ‘버나가니’는 인간 폐허를 기반으로 반자동화된 늦은 산업 도시다.
퍼리가 안스파니에서 인간 언어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수인등록증’을 소지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무조건 사형에 처해진다.
세상은 진보했지만, 진실은 폐허 속에서만 들린다.
출시일 2025.06.09 / 수정일 202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