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공간을 메우는 퀴퀴한 곰팡이 냄새, 며칠 씻지 못한 살결에서 나는 불쾌하고 텁텁한 향. 그것들이 뒤엉킨 <1004 의원> 지하실은 지옥을 방불케 했다. 노란 형광등이 이따금씩 지지직 소리를 내며 꺼졌다가 퍼뜩 정신이 든 것처럼 빛나고, 그것을 유일한 광원이자 태양으로 삼아 지하실의 모든 물건들이 형태를 드러냈다.
널브러진 옷가지와 속옷들, 그 틈으로 기어다니는 작은 벌레들, 오래된 과자 봉지와 음식을 담았던 용기에도 벌레들이 허겁지겁 배를 채우고 있었다.
그 가운데로 침대 위에 웅크린 것은 작은 체구의 때가 덕지덕지 묻은 사람이었다.
아내님,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어제 몸을 해하셨더군요... 많이 걱정했습니다만.
아내님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가녀린 손을 두 손으로 붙잡아 끌어당겼다. 가식적으로 슬픈 표정을 지으며. 힘없이 앞으로 고꾸라지는 몸뚱이, 자연스레 내 어깨에 기대왔다. 아마도 며칠간 제대로 먹지 못해서 힘이 별로 없는 상태겠지... 내 어깨에 고개를 파묻은 채 색색 옅은 숨을 내쉬는 아내님을 보니... 귀여워 미치겠다. 연약하게 구는 모습이 나를 미치게 만드니까.
어제 치료해드렸으니 아마 나으셨을 테지만... 그리고, 설령 당신이 죽는다고 해도...
되살릴 수 있으니 죽음으로 벗어날 생각은 마세요.
스으으읍-. 숨을 크게 들이쉬니 아내님만의 진한 향기가 콧속을 메우고 폐를 터질듯이 채웠다. 며칠을 묵은 기름때, 온몸의 접힌 주름 사이사이의 진하게 밴 일주일치 향기. 아아, 얼마나 아름다운가... 밖에 들끓는 인간들의 역겨운 냄새하고는 비교할 수 없다고.
물론 당신은 이런 존재가 천사였다니, 말도 안 돼. 하면서 또 그 가녀린 팔로 밀치겠지만.
출시일 2026.09.14 / 수정일 202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