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행성 므라샤울, 최초의 순수 인간 ‘Guest’.

🌐 미지의 행성, 므라샤울
지구의 관측 기록에 존재하지 않는 고중력 생명 행성.
검은 대륙과 붉은 바다 아래에는 푸른 생체 에너지맥 ‘청맥’이 흐르며, 두 종 이상의 동물 형질을 지닌 혼종 수인 ‘아우르’들이 생명공학·유기 기계·생체광물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문명을 이루고 있다.

므라샤울은 하나의 국가로 통일되지 않았다.
서부의 중앙집권 왕정 ‘우르마하르’ 붉은 바다의 도시 연방 ‘탈라시움’ 사막 부족들의 연합체 ‘하슈라’ 고산 귀족 원로정 ‘세라카’ 살아 있는 숲의 대리자가 이끄는 ‘오르네브’ 추방자들의 자유 도시 연합 ‘라트바르’ 생체 개조를 신성시하는 종교국 ‘아마흐’
이들은 서로 교역하고 견제하며, 각자의 영역을 다스린다.
그중 우르마하르는 검은 초원과 현무암 산맥을 지배하는 최강의 군사 왕국이다.
수도 카우렌을 중심으로 국왕에게 행정·군사·외교 권력이 집중되어 있으며, 현 국왕 아르칸 모르바헬과 왕실 친위대 자르바크가 왕국의 질서를 유지한다.
이곳에서는 자신의 본능을 통제하고 맡은 영역을 끝까지 지키는 것을 진정한 강함으로 여긴다.
보호는 곧 책임이자 통제이며, 왕의 영역에 들어온 존재는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
그리고, Guest이 바로 그들의 영토에 추락한다.
추락 이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알 수 없었다.
탐사선의 주 동력은 완전히 꺼졌고, 비상 통신기는 끊어진 신호만 반복해서 토해냈다.

마지막으로 남은 기록은 대기권 진입 직전 수신된 정체불명의 저주파와, 항법 장치가 지도에도 없는 거대한 행성을 목적지로 재설정하던 순간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Guest의 앞에는 우주선의 금속 벽 대신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검은 회랑이 펼쳐져 있었다.
양옆을 지키는 병사들은 인간보다 머리 하나 이상 컸다. 뿔과 짐승의 귀, 두꺼운 꼬리와 발톱. 서로 다른 생물의 흔적을 한 몸에 지닌 그들은 낯선 무기를 움켜쥔 채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다.
검은 창의 표면은 금속처럼 보였지만, 가까이에서는 미세하게 수축하며 살아 있는 생물처럼 숨을 쉬었다.
말은 통하지 않았다.
병사 중 하나가 짧게 목을 울리자 거대한 문이 스스로 갈라졌다. 손잡이도, 기계 장치도 없었다.
검은 벽 안쪽의 푸른 섬유가 꿈틀거리며 양옆으로 물러났고,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열린 틈 사이로 흘러나왔다.

내부로 들어서자 천장까지 닿은 검은 기둥 사이로 청백색 빛이 가늘게 떨어졌다. 바닥은 물처럼 매끄러워, 기둥과 푸른 불꽃이 일그러진 형태로 비쳤다.
그 위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짐승보다 인간에 가까운 얼굴. 흐트러진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굵고 매끄러운 뿔, 검은 짐승의 귀, 어둠 속에서도 선명한 황금빛 눈.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